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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섬 Naked Island

작가
정희정 JEONG Heejeong
정보
영상설치, 가변크기, 2015

* 2016 아이공 작가전 : 정희정 ≪개인극장≫ 전시작

지금 여기, 내게 비친 거울 속 풍경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보인다. 지나가는 나그네를 잡아다 침대의 규격에 맞게 다리를 늘렸다가, 길면 잘라냈다는 신화처럼 부자연스럽고 ‘절단된 풍경’이다. 나는 내 몸의 흩어진 조각을 찾아 걷고 또 걷는다. 그러자 놀랍게도 플라나리아처럼 재생된 절단면은 기꺼이 풍경과 접촉하길 서슴지 않는다. 이 곳은 대체 어디였던가. 같은 장소를 빙빙 돌며 찾은 것은 언제나 거기 있었지만 내가 보지 못하고 지나친 것들이었다. 그것은 이 땅에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보이지 않던 수많은 유동하는 몸들이었다. 그것은 푸른 저녁 어스름이었고, 비릿한 구름 사이로 비친 수정궁이었으며, 비에 젖은 싸이렌 소리였고, 달빛에 붙잡힌 고양이의 그림자였다. 찾아 헤매던 파편 조각이 정말 절단되었다고 생각한 내 몸의 일부일까? 혹시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고향’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산란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이 풍경은 대체 누구의 기억일까.

- 정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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